
친정조카의 결혼날짜가 잡혔다 하니
친정엄마의 옷타령이 또 시작된다.
처음엔 입고 갈 옷이 없어서 안 간 다했다가
머리가 하얀 늙은이가 뭐 하러 가냐 했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간 댔다 안 간 댔다 하신다.
교회에서도 제일 멋쟁이 여든여덟 우리 엄마는
집안행사 때마다 고정 레퍼토리로 입고 갈 옷이 없다 하신다.
옷 사러 백화점에 가신다는 걸
아울렛으로 모시고 갔더니
맘에 드는 옷이 하나도 없다고 잔소리에 짜증을 내시는데
딸인 내가 봐도
엄마만 아니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다.
등이 굽어 무슨 옷을 입은들 예전 폼이 나오겠나.
당신 나이 든 건 생각 안 하고 옷타박만 하시니
판매하시는 분들도 뒤돌아
고개를 저어대고
고우시다고 예전 그대로 하나도 안 늙으셨다고
인사치레로 건네는 말들을 그대로 믿으시는 우리 엄마
엄마를 닮지 않아 꾸밈없이 살아가는 딸내미가 엄마의 눈엔 언제나 밉상
화장 안 한다고 뭐라시고 옷 안 사 입는다고 뭐라시니
멋쟁이 엄마가 사놓고 안 입는 옷들
슬슬 얻어다만 입어도 오케이 땡큐구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