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와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루고 미뤄졌던 친구들과의 약속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나는 날 겨울비가 내린다.
암투병으로 오랜 시간 고생하던 친구는
암이라는 친구가 왜 그렇게 나를 따라다니는지 모르겠다며
얼마 전 뇌까지 전이되었다는 소식을 담담하게 전했고
한 친구는 퇴직해서 남편과 여행이나 다니며 쉬려 했는데
남편이 방광암 말기로 이미 온몸에 전이된 상태라서
지금은 호스피스 병동을 알아보고 있다고 황당한 소식을 전한다.
성격이 비슷비슷 속 깊은 친구들이라서
내색하지 않고 끙끙거리며 힘든 시간 버텨내느라
이런저런 핑계대며 그리도 만나기 힘들었구나.
길고 길었을 고통의 시간들 속에서
오히려 처연해진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감히 짐작할 수 없기에
힘내라는 말조차도 조심스러워 꺼낼 수가 없었다.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친구는
요즘 들어 부쩍 소외되어 가는 것 같아 외롭다는 말과
죽기 전에 우리 자주 만나자는 말을 남기며 헤어졌지만
오늘 만남이 마지막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친구의 말이 돌아오는 내내 마음에 걸린다.
친구야
다시 한번 힘내서 잘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