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행이 힘겨운 어머니는
종일 앉았다 누웠다를 반복하신다.
간병하면서 틈틈이 나는 시간에
미루고 미뤄두었던 수납장 정리를 시작하는데
꺼내고 버려도 끝이 없는 짐 덩어리들
싱크대 정리하는데만 꼬박 며칠이 걸렸다.
까탈 스러울 정도로 정리정돈에 예민한 성격이라서
들를 때마다 항상 눈엣가시였지만
어머님 살림살이를 함부로 손대기가 조심스러웠다.
이젠 어머니 살림살이가 내게 넘어온 이상
그동안 쌓아놓고 쟁여놓았던 물건들
아낌없이 미련 없이 버리는 쾌감을 만끽 중이다.
아파트 재활용 날짜에 맞춰
차 안 가득 살림살이 싫고 와 버리는 내 모습에
살림 안 할 거냐고 농담 삼아 물어보시는 아랫집 할머니
당신도 건강하실 때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해 놓아야겠다며
이런저런 사정얘기에 애쓴다고 위로해 주신다.
필요한 사람 잘 쓰라고 아낌없이 버려주는 것도
썩 괜찮은 기분이란 걸 새삼 느끼는 시간들이다.